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도 '1200%룰'이 적용된 지 4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주요 GA 6곳의 정착지원금이 크게 줄었다. 시사오늘에 따르면 6곳의 3분기 정착지원금 지급총액은 약 177억 원이다. 2분기 약 573억 원보다 69.1% 적다. 같은 시기 국회에서는 상담기록 보존 의무화, 대형 GA 직접 배상책임 강화 같은 판매자 책임 확대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직·영입 조건이 바뀌고 새 영업 의무가 생길 수도 있어 설계사 본인의 경력 계획과 바로 맞닿은 일이다.
1200%룰, 누구에게 무엇을 제한하나
1200%룰은 보험계약 체결 후 첫 1년간 설계사에게 주는 모집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GA 1200%룰은 모집수수료와 시책비 등 총 지급액이 월납보험료의 1200%를 넘지 못하게 한다. 지난 7월부터 보험사 전속설계사에 이어 GA 소속 설계사까지 확대 적용됐다. 이전에는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가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그래서 거액의 정착지원금을 앞세운 영입 경쟁이 이어져 왔다.
정착지원금, GA별로 얼마나 줄었나
시사오늘이 보험GA협회 정착지원금 정보공시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6개사 모두 지급액이 줄었다. 특히 독립계 GA의 감소폭이 컸다.
- 글로벌금융판매: 약 89억9000만 원 → 약 1억5000만 원(98.4% 감소)
- 인카금융서비스: 약 119억3000만 원 → 10억5000만 원(91.2% 감소)
- 지에이코리아: 약 66억5000만 원 → 6억7000만 원(89.9% 감소)
-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약 212억 원 → 131억2000만 원(38.1% 감소)
- 삼성화재금융서비스: 약 82억4000만 원 → 25억4000만 원(69.1% 감소)
- 삼성생명금융서비스: 약 3억4000만 원 → 1억9000만 원(42.0% 감소)
정착지원금을 미리 주는 비율인 선지급률도 일제히 내려갔다. 글로벌금융판매는 95.8%에서 50.9%로, 인카금융서비스는 50.5%에서 23.0%로 낮아졌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50.0%에서 0.4%로 떨어졌다. 보험저널에 따르면 박원규 금융감독원 보험제도팀장도 7~8월 정착지원금 규모가 상반기보다 약 40~50% 줄었다고 밝혔다. 설계사 이동도 줄었고 고액 정착지원금 지급은 거의 사라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은 두 달간의 통계여서 이 추세가 이어지는지는 더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책 이연, 그리고 판매수수료 분급제
수수료를 받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시사오늘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는 GA채널에 다음 달 주던 시책 비중을 줄이고 일부를 차년도로 넘기고 있다. 한 GA 관계자는 "예를 들어 기존에는 익월 시책을 500% 지급했다면 현재는 300%만 지급하고 나머지 200%는 13차월에 지급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부터 2028년까지 판매수수료를 4년에 나눠 주는 분급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2029년부터는 지급 기간을 7년으로 늘린다. 현장에서는 보너스가 줄었지만 일부 GA가 자체 보상책으로 감소분을 메워 설계사 이탈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국회 토론회: 상담기록 보존·직접 배상책임
지난 3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과 보험연구원이 연 정책토론회에서는 판매자 책임을 넓히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보험저널에 따르면 지금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 계약으로 바꿀 때 비교안내 확인서에 서명을 받는다. 하지만 서명만으로는 실제로 어떤 설명을 했는지 나중에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래서 비교·설명 확인서 사후점검 의무화와 상담기록 보존이 제안됐다. 권원경 변호사는 부당승환이 문제 된 11건 가운데 수수료 환수가 인정된 것은 1건뿐이었던 판결 사례를 소개했다. 대형 GA의 직접 배상책임 명문화, 대표이사 책임 강화, 영업보증금 현실화 등도 거론됐다. GA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가입 여부도 불확실한 초기 단계부터 모든 상담을 녹취·기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불법 녹취를 부를 수 있다는 이유다. 모두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으로, 아직 확정된 제도는 아니다.
상담 전에 확인할 것
- 이직·영입 제안을 받았다면 정착지원금 총액과 함께 선지급 비율과 지급 시점을 확인한다.
- 보험사 시책이 다음 달에 한꺼번에 나오는지, 일부가 13차월로 넘어가는지 확인한다.
- 2027년부터 시행되는 판매수수료 분급제 일정이 본인 소득 흐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따져 본다.
- 계약을 갈아타는 상담이라면 기존 계약과 새 계약의 보장 내용과 불이익을 비교·안내했는지 확인한다.
- 소속 설계사 500명 이상 대형 GA라면 7월부터 시행된 판매수수료 등급·순위, 추천 사유 추가 안내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 점검한다.
정착지원금을 앞세운 영입 경쟁은 줄었고, 판매 과정의 기록과 책임을 묻는 논의는 이제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