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에 국가 차원의 가격관리 기준을 두고 실손의료보험 정책과 연계해 관리하는 제정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대표발의) 등 10명은 지난 3일 '비급여항목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비급여 정책과 실손보험 정책을 세울 때 사전에 협의·조정하도록 한 점이다. 비급여 가격과 진료 기준이 실손보험 정책과 맞물리는 만큼, 고객의 비급여 청구 상담에서 짚을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이 바뀌나: 흩어진 규정을 한 법률로

국회에 따르면 이 법안은 의료법과 시행규칙 등에 흩어진 비급여 관련 규정을 별도 법률로 통합하려는 것이다. 법안 제2조는 비급여항목을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대상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의료급여 대상에서 제외된 항목으로 정의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5년마다 비급여항목 관리 기본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비급여항목관리위원회도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으로 둔다.

병원 의무: 진료 전 설명·동의, 가격 게시

여성경제신문에 따르면 법안 제7조는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 전에 필요성과 내용, 환자가 부담할 비용,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도록 했다. 비슷한 건강보험·의료급여 적용 항목이 있으면 그 내용과 비용도 안내해야 한다.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 등에는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응급환자에게 긴급한 비급여 진료가 필요하면 사후에 설명할 수 있다.

  • 진료내역 제출(제6조): 건강보험·의료급여 급여비용을 심사청구할 때 함께 제공한 비급여 내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제출
  • 비용 게시(제8조): 비급여 진료비와 제증명수수료를 게시하고, 게시한 금액을 넘겨 받는 행위 금지
  • 표준코드(제11조): 비급여 내역을 제출·보고할 때 정해진 표준코드와 명칭 사용
  • 과태료: 내역 미제출·거짓 제출, 설명·동의 누락, 진료비용 미보고·거짓 보고 등에 500만원 이하

가격 기준과 실손보험 연계

법안 제13조는 보건복지부장관이 비급여항목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비급여항목 가격관리 기준을 고시할 수 있게 했다. 기준에는 항목별 적정 가격 범위와 가격 산정 방법 등이 담길 수 있고, 장관은 의료기관에 준수를 권고할 수 있다. 의료기관별 비용을 비교하는 비급여통합정보시스템(제12조)과 표준임상진료지침(제14조)의 근거도 마련했다.

실손보험과 직접 맞닿는 부분은 제15조다. 보건복지부장관과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비급여 정책과 실손의료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상호 연계해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에 협의·조정을 거쳐야 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에게 실손 정책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담겼다. 제16조는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비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의료계 반발과 남은 쟁점

청년의사에 따르면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5일 성명을 내고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적정 가격이 법적으로는 권고에 그쳐도 보험금 지급심사나 의료분쟁에서 사실상의 판단 기준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다. 진료지침이 보험금 지급 거절의 획일적인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병의협도 비급여 내역 제출 조항만으로 심사기관에 비급여 진료비를 직접 심사하거나 삭감할 권한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가격 투명성과 적정성 관리가 강화되면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비급여 관리 강화가 곧바로 보험금 지급 감소나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관리 대상과 기준, 의료기관의 이행 수준, 실손보험 상품별 보장구조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법안은 발의 단계다. 국회 심사에서는 의료계 자율성과 환자 선택권, 실손보험과의 연계 범위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담 전에 확인할 것

  • 아직 발의 단계다. 시행된 제도처럼 안내하지 않는다.
  • 고객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비급여 보장구조를 먼저 확인한다. 법안 효과는 상품별 보장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가격관리 기준은 정부가 준수를 '권고'할 수 있는 근거다. 강제 가격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 보험금 지급이 줄거나 보험료가 내린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 국회 심사에서 실손보험 연계 범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지켜본다.

비급여 가격·진료 기준과 실손보험 정책을 함께 묶는 법안이 나왔지만, 청구 현장에 미칠 영향은 국회 심사와 세부 기준에 달려 있다.